3) 결혼 준비과정에서 의논하고 합의해야 할 사항
대부분의 결혼하는 사람들은 결혼 예식과 신혼살림 준비로 결혼식 후의 삶을 진솔하게 생각하고 의논할 여유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결혼 준비과정에서 의논하고 합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하면 결혼 예식이나 예단 혹은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다음은 결혼을 결정하고 난 후,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의논하고 합의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두 사람의 직업의 조화
둘 다 취업을 원하는가?, 둘다 취업을 원한다면, 누구의 직업을 우선적으로 할 것인가?, 만일 직업으로 이사나 별거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문제로 서로 갈등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그에 대한 의사결정 사항은 앞으로 자녀를 갖는 시기나 가사분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맞벌이에 수반된 문제
맞벌이를 할 필요가 없더라도 두 사람이 다 일을 할 것인가?, 맞벌이를 한다면 자녀양육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둘 중 한 사람이 취업을 하지 않고 집에서 자녀양육을 담당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혹은 가능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맞벌이를 해야 한다면 양질의 탁아를 위해서 어떠한 대안이 있는가?, 가족과 직장 사이의 역할 간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가사 분담에 관련된 문제
두 사람은 개인으로서 그래고 배우자로서 어떠한 역할 기대를 받고 있는가?, 가사는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예: 자녀 돌보기, 식사준비, 청소, 세탁, 재정 및 각종 청구서 관리, 장보기, 쓰레기 치우기, 집안 보수 및 자동차 관리, 정원 및 애완동물관리, 여가 및 휴가 계획 등), 가사분담에 대한 의사결정은 개별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공동으로 할 것인가?
4. 결혼에 대한 오해와 성공적인 부부관계 전략
서양 속담에 '결혼은 마치 꽉 닫힌 성과 같아서 밖에 있는 사람은 들어가고 싶어 하고 안에 들어간 사람은 나오고 싶어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결혼은 동거나 연애생활과는 다르고, 결혼으로 야기되는 출산, 자녀양육, 고부관계, 경제적 문제, 부부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측면이 대두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애는 사랑만으로 유지될 수도 있지만, 결혼생활은 사랑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 집안, 민족 혹은 국가나 문화의 관습과 규범을 따라야 하고 법률적인 의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본래의 기대와는 다르게 다양한 국면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현실적 측면을 마주하고 결혼생활의 실체를 하나둘씩 알아 가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은 깨지게 됩니다. 이를 잘 나타내는 말이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1) 결혼의 오해와 진실
Kndx와 Schacht는 인류가 결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비현실적인 믿음을 영속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첫 번째 환상은 '우리의 결혼은 다를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주변에서 불행하게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도 '그런 일은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결혼생활은 다를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하면서 결혼생활을 잘하기 위한 노력은 그다지 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환상은 '우리는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상대방의 행복을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배우자를 행복하게 할 책임이 있고, 그렇게 할 능력도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상대방도 나에게 그렇게 해 주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여러가지 변수가 무수히 작용하기 때문에 배우자와 가족을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해도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 번째 환상은 '우리의 갈등은 심각하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갈등의 크기와 심각성을 정확하게 깨닫고 부부간에 공개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 갈등은 가족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거나 '우리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등의 비현실적인 목적 때문에 갈등이 없는 척 혹은 모르는 척하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겠지.'라고 하면서 갈등을 없는 것처럼 덮어 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사소한' 갈등이나 '중요해 보이지 않는' 갈등들이 서서히 자라 실제로 결혼생활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네 번째 환상은 '배우자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배우자는 신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도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충족시켜 주지 못했으며, 배우자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믿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만든 환상, 즉 '남편이라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혹은 '아내라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등의 배우자 각본은 어떤 배우자도 만족시켜 주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의 장점만 모아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남편 각본' 혹은 '아내 각본' 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은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를 그 자리에 앉혀 놓는다 하여도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다섯 번째 환상은 '사랑이 깊을수록 갈등은 적을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면 할수록 갈등이 적ㅇ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precher와 Felmlee는 "높은 정도의 사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갈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것은 사랑이 강렬할수록 아마도 배우자의 실상보다는 허상을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