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및 정서 (객관적 성격검사)

1. 객관적 성격검사

객관적인 성격검사란 정해신 절차에 따라 검사가 실시되며, 각 검사 문항에 대한 피검자의 반응이 명확한 채점 방식에 의해 점수화되고, 이를 규준 집단 점수와 비교하여 그 측정치상에서 피검자가 속하는 위치를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검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검사 절차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평가자의 영향이 개입될 가능석이 적고, 표준화 규준 집단과의 비교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라는 복잡하고도 다중적인 특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수치로서 평가한다는 점, 같은 질문에 대해서도 피검자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하고 그에 따라 응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무작위 응답, 긍적 왜곡 및 부정 왜곡의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객관적 성격검사인 다면적 인성검사를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면적 인성검사

MMPI는 194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의 해서웨이와 맥킨리에 의해 처음 개발된 이래 신뢰도, 타당도 및 활용 가능한 영역 등에 관한 연구가 끊임없이 축적되어 있고, 임상 장면에서 꾸준히 활용되면서 그 유용성이 검증된 검사입니다. MMPI는 처음에 정신과 환자들의 진단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MMPI가 개발될 당시의 검사 제작은 대체로 이론 및 가설에 따라 문항을 구성하고 타당도를 검증하는 이론 주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초기에 개발된 MMPI는 네 개의 타당도 척도와 열 개의 임상 척도로 이루어져 있었고, 각각의 임상 척도는 진단하고자 했던 정신장애 집단의 명칭에 준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MMPI의 표준화 집단이 미국인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고, 거의 백인이었고, 숙련직이나 준숙련직에 종사하는 8년 정도의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에 한정되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문장, 임상 척도들 간의 높은 상관 등이 문제가 되어 MMPI는 1989년 MMPI-2로 개정되었습니다. 개정 당시에도 MMPI는 연구 및 임상 장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 MMPI를 사용하요 출판된 연구 수가 10,000편을 넘었습니다. 기존 척도를 만든 정신장애 집단을 변경하거나, 척도를 대폭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축적된 연구 자료를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점을 초래하기 때문에, MMPI-2 역시 네 개의 타당도 척도, 열 개의 임상 척도를 구대로 유지한 채 동시대 표집에서 재표준화하였습니다. 대신에 시대에 맞지 않는 문항을 삭제하고, 문구를 조금씩 수정하고, 다섯 개의 타당도 척도를 더 추가하고, 내용 척도를 개정하였으며, 성격병리 척도 등을 추가하였습니다. 또한 기존 MMPI가 척도들 간의 상관이 높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구성 임상 척도를 개발하였으며, 이 척도에서는 공통 요인을 추출하여 척도 간 상관을 줄이고, 고유의 특성만을 갖도록 임상 척도를 재구성하였습니다. 재구성 임상 척도는 공통 요인인 의기소침척도와 0번과 5번 척도를 제외한 임상 척도 여덟 개로 이루어졌습니다. 원래 567문항으로 구성된 MMPI는 청소년에게도 사용되었으나, 기존의 MMPI에서 청소년들에게 부적합한 문항을 삭제 또는 수정하고 문항 수를 478문항으로 줄여서, 청소년용인 MMPI-A가 1992년에 출판되었습니다. MMPI-A에서 임상 척도는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청소년에 특정적인 품행 문제, 소외, 낮은 포부, 학교 문제 등에 관한 내용 척도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질 및 성격검사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클로닝거는 인성을 사람들이 경험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의 느낌, 생각, 행동을 변화시켜 나가는 방식, 더 넓게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조절하는 개인의 심리생물학적 체계 안에 있는 역동적인 조직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는 인성의 심리생물학적 모델을 제안하였는데, 이 모델은 인성이 기질과 특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기질은 자극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에서 개인차를 의미합니다. 이는 타고나는 것으로 영아기에 완전히 형성되고 평생에 걸쳐 안정적인 속성입니다. 반면, 특성은 우리가 추구하는 자발적인 목표 및 가치에서의 개인차를 의미하며, 영아기에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의해 형성되기 시작하여 평생에 걸쳐 성숙합니다. 클로닝거는 이러한 기질과 특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1994년 네 개의 기질 차원과 세 개의 특성 차원을 평가하는 기질 및 성격검사를 개발하였습니다. 검사 결과를 통해서 기질의 조합으로는 개인이 가지고 태어난 환경적 자극에 대한 반응하는 양식을 이해하고, 특성의 조합으로는 개인의 성숙도 및 적응 수준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격평가 질문지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모레이는 성격 및 정신병리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1년 PAI를 개발하였으며, 국내에서는 김영환 등이 한국판 PAI 표준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PAI는 4개의 타당도 척도, 11개의 임상 척도, 5개의 치료 척도, 2개의 대인관계 척도 등 총 22개의 척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PAI는 MMPI가 경험적 제작 방식을 사용한 것과 달리 구성 타당도 접근을 사용하였습니다. 구성 타당도 접근 방식이란 구체적인 이론을 토대로 척도가 만들어지고, 이후 요인 분석과 같은 통계적인 절차를 사용해 척도를 완성하며, 특정 점수를 얻는 사람이 특정 행동을 보인다는 경험적 연구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타당도를 입증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PAI의 척도들은 DSM 진단 기준과 정신병리의 핵심 구성 요인에 관한 연구에 기반을 둔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문항은 내용 타당도가 높고, 척도 내 문항들 간의 상관과 내적 합치도가 높습니다. 자기 보고 검사들이 갖는 긍정 왜곡 및 부정 왜곡의 가증성이 있으나, 타당도 척도를 만들어 이와 같은 문제점을 탐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